미혼모의 특별한 졸업식 “당당하게 살게요”

“아이 보면 힘 솟아… 당당한 엄마 될래요”

2012년 02월 23일 (목)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엄마… 축하해요” 22일 청소년 미혼모 대안학교인 평택 동방누리학교 제1회 졸업식에서 미혼모 배수연 양이 9개월된딸과 함께 졸업장을 받아들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지난 한때 어려운 환경에서 방황했던 배양은 이미 대학에 합격, 자신의 꿈을향해 나아가고 있다. 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갑작스런 임신에 충격 주위 도움으로 희망 되찾아 지방대학 재활과 입학 “딸과 새로운 삶 꿈꿔요” “내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될 거에요” 22일 오전 평택시 동방평택복지타운 동방누리학교에서 열린 1회 졸업식에서 미혼모 졸업생 배수연씨(20)는 딸과 졸업장을 감싸안고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동방누리학교를 첫번째로 졸업하는 배씨는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지난해 3월 입학했다. 처음 학교에 왔을 당시 삶의 희망마저 잃었었지만 심리검사 등을 통해 다행히 안정을 되찾았다. 출산 예정일이 다가왔지만 작명을 도와줄 사람이 없어 밤새 옥편을 찾아 ‘밝고 마음이 깊은 아이’라는 뜻의 딸 아이 이름을 지었다. 임신, 공부, 출산으로 고된 1년의 시간을 보낸 배씨는 이날 졸업을 끝으로 지방의 한 대학 재활과에 입학해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배씨의 어렸을 적 꿈은 경찰이었지만 허리 건강이 좋지 않아 포기했다. 하지만 물리치료사가 비전이 좋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딸과 안적정인 삶을 살기 위해 재활과를 선택했다. 대학교를 다니려고 최근 가족들이 살고 있는 대전으로 내려간 배씨는 주중에는 토익공부를, 주말에는 웨딩홀 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바쁘게 살고 있다. 딸 출산 당시 아기를 안아보지도 않았던 엄마는 요즘 손녀딸 보는 재미에 푹 빠졌고, 아직 학생인 여동생과 남동생은 배씨를 대신해 조카를 돌봐준다고 한다. 행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배씨는 “길을 지나가는 또래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딸이 있는 나는 남들보다 빠른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또 “대학 3년 동안 과 수석을 하고 전액 장학금을 타서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하고 싶다”면서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또다른 미혼모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말이 있다는 배씨는 “10대 미혼모들이 아이를 3~4살까지 키우고 방황해 고아원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양육을 하게 된다면 내 자식이니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잘 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동방누리학교는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청소년 미혼모 대안교육 위탁기관이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